일본국가대표축구팀에 있어서 이번 승리는 승점6점짜리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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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갱신 2021년10월13일)

일본축구 어렵사리 호주를 이기고 월드컵 진출한 마냥 축제분위기

일본이 금일(10월12일) 월드컵 아시아최종예선에서 호주를 홈으로 불러들여 2-1로 승리를 하였다. 조별리그에서 하나의 게임에 승리한 그들은 왜 그리도 환호했을까?

어쩌다 일본이..

이런 말이 안 나올수 없을 정도로 졸전의 연속이었던, 일본의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같은 조의 오만을 홈을 불러 졸전끝에 패하더니 중국에는 어렵사리 이기고 사우디아라비아에게 뼈아픈 일격을 당한 일본.

그 성적을 간단히 나열하자면,

  • 2021년 9월2일 오만에 0-1 패 (일본 오사카)
  • 2021년 9월7일 중국에 1-0 승 (카타르 도하)
  • 2021년 10월7일 사우디아라비아 0-1 패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1승2패로 월드컵출전이 불투명한 상황의 연속.

스코어를 보면 한점차 승부로, 일본축구의 강점이며 조직력의 상징이라할 수 있는 짠내수비는 여전했지만, 날카롭지 못한 모습으로 일본축구팬들에 실망을 안겼다.

물론 졸전을 거듭하는 동아시아의 축구라이벌 한국국민으로서 일본의 졸전에 훈수를 들 처지가 아니라는 점은 잘 알고 있으나 축구는 결과가 말해주는 것. 2승1무로 아직 패배가 없는 한국과 비교하면 형편없는 실력이 아니라 할 수 없다.

일본언론들은 “혹시 1패를 더하면 월드컵 출전은 불가능하다. 역사상 처음 4게임중 3게임을 진팀은 월드컵진출한적이 없다”며 잔뜩 주눅든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10월 12일 배수의 진을 치고, 같은조(B조) 최고의 실력을 뽐내는 호주(오스트레일리아)를 홈(일본 사이타마)으로 불러들인 일본.

팀을 지휘하는 모리야스 감독의 해임론이 고개들고 있는 상황에서 승리는 절실한 상황이었다.

결과는 일본의 2-1승리.

다나카선수의 선제골로 전반을 마친 일본은 후반에 호주에 프리킥득점으로 1-1 동점. 아무리 호주가 강팀이라도 홈에서만큼은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상황에서 총력전을 펼친 일본은 후반41분 천금같은 역전골(호주의 자살골이지만, 상황상 호주선수가 걷어낼 공간은 없었다)로 승리를 챙겼다.

일본축구국가대표
전반 8분 선제골을 기록한 다나카선수(이미지출전: AFC 공식트위터)

이 경기를 생중계한 일본의 민방 아사히테레비의 아나운서는 시합종료 몇분전부터 “잘 지켜야합니다. 반드시 이겨야합니다”를 반복했고 해설가는 축구해설이기보다는 사심을 남발하는듯한 불편한 태도를 보일 정도였다.

그리고 시합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는 순간, 아니나 다를까 해설가입에서 나온말은 “よし!(좋았어)”. 관중은 일제히 우승이나한 마냥 함성을 내질렀고 벤치에서 대기하고 있던 선수는 일제히 그라운드로 뛰어나와 환호하였다.

응? 지금 내가 무엇을 보고 있는거지?

해설가의 격앙된 톤과 관중들의 함성. 그리고 선수들의 기뻐하는 모습은 흡사 월드컵진출을 결정짓는 듯한 모양새였다. 아직 아시아최종예선은 많이 남아있는데 말이다..

경기후 미디어인터뷰에 응한 모리야스감독은 눈가에는 떨어지지 않았을뿐이지 촉촉히 고인 눈물이 보였다. 그 눈물은 환희의 눈물임과 동시에 약간의 서러움이 베어있는 눈물이기도 하였다.

그간 일본언론과 팬들로 부터 질타를 받은 그의 심경이 어땠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격앙된 해설가, 환호하며 얼싸안는 선수들, 눈물짓는 감독.. 일본은 왜 이리도 환호하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분위기 일신을 위해 홈에서 꼭 잡아야했던 호주에, 경기내용은 차치하고서라도 승리를 거두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축구의 승정은 3점이다. 하지만 지금의 일본국가대표축구팀에 있어서 이번 승리는 승점6점짜리인것이다.

또 한가지 다음 상대가 베트남이라는 점. 11월11일 맞붙는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사상 최초로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 출전한 팀으로, 현재 조별리그 최약체로 꼽힌다.

일본으로서 베트남을 잡고 3승2패로 조별리그 반환점을 돌게 되므로 남은 경기의 운영이 다소는 수월하게 진행될 공산이 아주 커지게 된다.

무엇보다 그들이 기뻐했던 이유는 암울했던 분위기를 걷어내고 월드컵 진출의 불씨를 살릴 수 있다는 안도감이었으리라.

알다시피 일본축구국가대표는 출전횟수에서 한국에는 못 미치지만 월드컵 단골팀인 부분은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사실. 아시아축구를 대표한다는 자긍심은 어느 나라 못지않게 강하다.

경기내용에서는 호주를 압도했다고 할수는 없으므로 아직 많은 과제를 품에 안고 앞으로의 조별리그에 임해야하는 일본. 급한불은 껐다는 안도감이 오늘 그토록 그들을 환호하게 만든것이 아닐까.

곤니치와 사이트운영자 마리다입니다. 일본에 산지도 어언 18년(욕 아님) 일본에서의 미디어및 마케팅 일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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